아빠 1.

나의_의미 2023. 1. 6. 16:5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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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아직 철없던 초등학교 4학년 때, 아빠가 갑자기 물어왔다. 시골가서 살면 어때?

 

별 생각 없었던 나는 좋지~ 하며 대답했고,

아빠는 엄마와 상의도 없이 큰아빠네와 함께 할머니를 모시며 살기로 결정했다.

 

 

큰아빠가 유산으로 물려받은, 가족들이 대대로 살아온 땅에 우리의 전 재산

(나와 내 여동생이 초등학교에서 모았던 저금까지 몽땅)을 털어 2층집을 지었다.

이제 겨우 30대 후반이던 엄마는, 준비하던 모든 것을 멈추고 결정의 권한도 없이 시댁과 살림을 합쳐 살게 되었다.

 

 

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우리 아빠는 집안에서 유일하게 대학을 갔다는 이유로 재산포기 각서를 썼어야 했다.

다른 큰아빠들이 한 몫씩 받아갈 때 우리 아빠만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야 했다.

어릴 때는 집안일을 돕는 이모 삼촌들이 있다고 하셨을 정도로 동네 꽤나 유지였던 집안이었는데.

왜 우리 아빠에게만 가혹했을까?

 

10살때부터 같이 살기 시작한 큰아빠가 물려받은 유산들 중

밤산을 주네 마네 했었지만, 아빠가 돌아가시면서 결국 얘기가 쑥 들어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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