내가 아직 철없던 초등학교 4학년 때, 아빠가 갑자기 물어왔다. 시골가서 살면 어때? 별 생각 없었던 나는 좋지~ 하며 대답했고, 아빠는 엄마와 상의도 없이 큰아빠네와 함께 할머니를 모시며 살기로 결정했다. 큰아빠가 유산으로 물려받은, 가족들이 대대로 살아온 땅에 우리의 전 재산 (나와 내 여동생이 초등학교에서 모았던 저금까지 몽땅)을 털어 2층집을 지었다. 이제 겨우 30대 후반이던 엄마는, 준비하던 모든 것을 멈추고 결정의 권한도 없이 시댁과 살림을 합쳐 살게 되었다.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우리 아빠는 집안에서 유일하게 대학을 갔다는 이유로 재산포기 각서를 썼어야 했다. 다른 큰아빠들이 한 몫씩 받아갈 때 우리 아빠만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야 했다. 어릴 때는 집안일을 돕는 이모 삼촌들이 있다고 하..